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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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법륜스님 |
[
2006-08-10 00:0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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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상 법 문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운동을 하자
법륜스님
젊은 사람들이 모금운동만 하니까 신나하지 않길래, 재미있는 제안을 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시시하게 모금운동이나 해서 되겠느냐. 어느 한 날짜를 정해 3톤 트럭이든 1톤 트럭이든 아버지 트럭이든 친구 트럭이든 빌려 남의 쌀가게에 가서 도둑질이라도 해서 쌀을 싣고 밀어붙이자.' 그리고 세계여론에 대대적인 홍보를 합니다. '이미 우리 동포 삼백만이 죽고, 삼백만이 죽음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못참겠습니다. 내 형제 내 동포가 죽는 데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겠습니까?' 이렇게 해서 천명이든 만명이든 밀고 올라가 보자고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요.
북으로 가는 길에 엎어지고 자빠지고 차가 개천에 떨어지고 쌀이 그냥 쏟아지고 그러면 전세계가 볼 때 이 길을 누가 막느냐에 따라 북한이 옳은지 남한이 옳은지가 명백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저는 그럴 생각이 있는데 할 사람이 별로 없어 못했습니다.
또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굶주리는 북한동포에게 쌀 백만톤을 주자'는 요구 조건을 내걸고 줄 때까지 단식투쟁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하나 죽고 둘 죽고 셋 죽고 다섯 명 죽으면 언론의 주목을 받겠지요. 우리 나라 독립해 달라는 것보다 명분이 훨씬 좋습니다. 죽어가는 수많은 어린이들을 살려달라는 것은 민족, 인종, 종교를 초월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안되겠다고 해서 못했습니다.
'쌀을 싣고 올라가자니까 그것도 안되겠다, 몇 명 죽자니까 죽는 것도 안된다'고 해서 돈 안들고 열심히 할 수 있는 '백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백만인 서명운동'이 끝나니 모두들 시들해졌습니다. 그래서 혼자라도 해보자 해서 탈북자 770명을 인터뷰한 자료를 토대로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4차례에 걸쳐 미국과 일본, UN을 방문해서 대량지원과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했습니다.
저는 지금 누구를 나무라고 있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은 통일운동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도 복잡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머리 속이 이해타산 따지느라 복잡하지 실제로는 복잡할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것은 번뇌일 뿐입니다.
통일운동 역시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출발하면 됩니다. 한끼 굶고 식사비를 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옆사람한테 권유하고, 친구를 만나거나 계모임에 갔을 때 모금하면 됩니다. 그것이 창피하다면 통일하기 싫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죽고 있는데 창피할 게 뭐가 있습니까? 남이 나를 욕해서 싫다는 게 어디 있습니까? 욕 한번 듣고 다시 얘기하면 됩니다.
내 부모가 죽는다면 어디 가서 빚을 내든 무슨 짓이라도 할 것입니다. 부모가 아파 차에 싣고 병원가는데 빨간 신호등이라고 해서 멈춥니까? 그냥 지나칩니다. 그것은 위반도 아니고 위반이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부모를 살리기 위해서는 벌금을 내면 됩니다.
따라서 민족을 살리기 위해 법을 위반했더라도 감옥에 가거나 벌금을 물면 됩니다. 민족을 살리는 데 그 정도 고통도 안받고 무슨 일을 하겠어요. 억울하고 부당하다고 항의할 게 뭐 있습니까? '가서 좀 쉬지.' 이런 마음으로 임하면 별일 없습니다.
통일문제도 그런 방향에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너무 좁게, 과거의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정부가 해야할 일을 할 수 있도록 민간단체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또한 나는 그 안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렇듯 늘 자기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린이 몇 명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를 움직이기 위해 결국은 실천적 주체로 나서야 됩니다. 그렇게 책임을 져야 합니다. 늘 회계정리만 하고 있어도 자기가 무엇을 위해 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면 지루하지 않습니다. 통일운동은 통일운동이라는 뭐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민족의 화해와 통일로 나가기 위한 부분부분 역할이 다 통일운동입니다.
직장을 그만둘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열의가 있으면 출퇴근하면서도 할 수 있습니다. 출근할 때 지하철에서 모금함 들고 모으면 한 2만 원 모을 것이고, 퇴근할 때 역시 2만 원 정도 모을 것입니다. 그러면 하루에 4만 원씩, 한 달이면 100만 원은 모을 것입니다. 월급만큼 됩니다.
또한 이것은 모금에서 끝나면 안됩니다. 모금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바뀌도록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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